“안다,의 반대말이 무엇인가요?” 이렇게 질문하면 대부분 뜸을 들인 후 “모른다, 입니다”고 대답합니다. “모른다는 것은 아는 건가요? 모르는 건가요?” 재차 질문하면 모른다는 걸 아는 거네요” 합니다. 그렇습니다. 모른다고 하는 것은 이미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안다는 것은 안다는 것을 알거나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논어』 위정편을 보면 공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유(由)야! 안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마. 알면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

코칭은 앎을 다룹니다. 코칭을 해보면 문제가 되는 상황은 ‘잘못 알면서 바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코칭고객이 힘들어 하는

이유는 대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자기가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의 오류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겪어봐서 아는데, 그 사람은 능력도 안되고 더 이상 구제불능이거든요” 라든가

“제가 많이 기회도 주어 왔는데 그 사람은 적응도 못하고 사회성도 떨어지고 아마 열등감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현상으로 보면 그런 말들이 맞을지 몰라도, 사람의 가능성 대신 한계를 단정해버린다면 우리는 육성이나 코칭에서 어떤 희망도 갖기 어렵습니다. 만일 리더가 바라본 그 사람이 가능성이 없다면, 리더십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입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칭장면에서 극적인 변화를 많이 경험했었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면 성공하지 못한 방법을 배운 것입니다. 성공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사례> 부지(不知)를 챙겨 인식이 전환된 사례

코칭고객 : “예약이 밀리니까 당일 예약을 받지 못하는 것인데, 적어도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지, 당일 예약을 안 받아준다고 문자로 거친 표현을 하니 속상하네요.”

코치 : “그러시겠네요. 손님에게 정성껏 대하는 입장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많이 서운하셨겠어요. 손님이 많은 걸 보니 쉴 틈도 없어 보이네요. “

코칭고객 : “그런 한 마디에 기분이 상해서 오늘 아침부터 일할 의욕이 떨어지네요.”

코치 : “말 한 마디가 힘이 될 텐데, 손님의 말씨에 신경 쓰일 때가 많겠습니다.”

코칭고객 : “맞아요. 왜 저렇게 밖에 말을 못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코치 : “그렇죠? 말을 할 줄 아는 분이니까 더 잘 느끼겠네요. 그런데 상대가 잘 모르고 실수한 말에 대해서는 평소 너그러우신 편 아닌가요?”

코칭고객 : “그렇긴 한데 무슨 말씀이죠?”

코치 : “오늘 고객이 내 입장을 잘 모르고 한 말일 수 있는데, 너무 민감해하고 불편해한다면 자기자신만 억울하지 않을까요?”

코칭고객 : “그거 말이 되네요. 내 상황을 알고 한 말이 아닐 수 있네요. 그 사람은 그저 자기 입장에서 말을 한 것뿐일 텐데, 내가 공연히 신경이 곤두서서 기분 나빠 하고 있는 거네요.”

코치 :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는데 나눠도 될까요?”

코칭고객 : “예”

코치 : “문제 아닌 걸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되고, 문제를 문제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되겠죠?”

이 글을 공유하기

다른 게시글

겉말보다 속말에 집중하는 코칭

「대학」 책 서두에 물유본말 (物有本末)이란 말이 나옵니다. 만물에는 본(本이 있고 말(末)이 있다는 뜻입니다. 본은 사람이고 말과 행동은 말에 해당합니다. 말은 끝이어서 흔히 조직에서 말단사원이라는 표현을

서편제의 한과 천년학의 비상 -오정근코치

이청준님의 ‘남도사랑’ 소설 책에는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유명한 ‘서편제’와 ‘선학동 나그네’가 담겨 있다. 책은 ‘서편제’에서 시작하여 ‘소리의 빛’을 거쳐 ‘선학동’으로 이어진다. 세 개의 단편작품들은

정체성에서 출발하는 코칭

코치들은 대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을 두고 코칭에 입문합니다. 코치로서 정체성이나 가치관이 확고할수록 자신의 역할이나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의심이 적어집니다. 왜냐하면

존재를 알아주는 동기부여 코칭

코칭이나 티칭이나 리더십이나 공통적인 것은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사람의 기운을 살아나게 하는 것을 흔히 동기부여라고 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마음을 한자로 생물지심(生物之心)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인(仁)

말하지 않은 것까지 들을 줄 안다면

코칭을 하면서 고객이 스스로 인식전환을 하는 말을 하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책을 보면 시이불견하고 청이불문하다 (視而不見 聽而不聞)는 말이 있습니다. 코칭고객이 큰사람(大人)답게 상대에게서 보이지 않는 것을

2021년 기대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2021년 기대하고 있는 일은 새로운 영역으로 저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전쟁의 주체이었던 국가로서는 사회작동이 어렵다고 보고 새로운 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