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를 챙기도록 돕는 코칭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이 좁아지고 위축감이 들면서 자신감도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럴 때 누군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마음이 열리고 편안해집니다. 코칭의 목적이 힐링은 아니지만 의외로 코칭고객이 힐링이 되었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고민거리를 누구와 쉽게 터놓고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이해합니다. 코치가 던지는 질문들은 대체로 의식이 확장시키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돕기 때문에 본래의 자기 모습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사례는 중소기업에서 있었던 사례입니다. 「대학」 책을 보면 ‘선후를 아는 것이 도에 가깝다’(지소선후 즉근도의 知所先後則近道矣)는 말이 나옵니다. 선후를 잘 가리는 것이 바른 길이란 말입니다. 도피나 회피하는 것은 우선 검토할 대상이 아닙니다. 먼저 할 일은 쉬운 일, 효과적인 일, 중요한 일입니다. “무엇이 중한디?”라고 유행하는 말처럼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를 가리는 연습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코칭장면에서도 선후를 구분해본다면 고객이 직면한 이슈를 다루는 것은 후에 해당하고, 존재에 집중하는 것이 선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생각을 잘 챙기는 것이 선이고 행동은 후라 하겠습니다.

<사례> 심적 갈등상황에서 관점전환을 이룬 사례

코칭고객 : 저는 부족한 게 너무 많나 봐요. 회사를 그만 두어야할 지 고민이네요.

코치 : 그러시군요. 고민이라는 말씀은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하셨다는 것이구요.

코칭고객 : 그렇습니다.

코치 : 그만두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코칭고객 : 당장 좋아지는 건 없고요, 제 무거운 마음이 좀 가벼워질 것 같네요.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울 수 있겠고요.

코치 : 계속 다닌다면 뭔가 불편하신 것이 있나 봅니다?

코칭고객 : 선배로서 선배역할을 못한 것 때문에 자책감이 들어요

코치 : 어떤 내용인지요?

코칭고객 : 후배들이 제각기 알아서 자신의 일을 하는 구조라 간섭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한 명이 고객사에 크게 실수를 해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되었어요.

코치 : 그랬군요.

코칭고객 : 문제가 커지니까 대표님이 선임자인 저에게 왜 크로스체크를 하지 않았냐, 후배지도를 어떻게 한 거냐, 하는 식으로 싫은 소리를 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그렇네요.

코치 : 그런 말을 들으니 어떤 기분이신가요?

코칭고객 : 그 이후에도 결재를 받을 때면 대표님의 말투가 투박하게 느껴지고 저는 면박을 당하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영 불편합니다. 저 보고 그만두라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저라도 그래야 할 것 같고 그래요..

코치 : 그렇다면 마음이 많이 불편하시겠네요. 후배를 대신하여 책임지시려는 분처럼 느껴지네요.

그런 마음을 대표님이 아시면 기분이 어떨까요?

코칭고객 : 그러면 좋겠네요. 저도 제 책임을 다하고 기여하고 싶은데, 눈치가 보이거든요,

코치 : 그런 선한 마음을 알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코칭고객 :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코치 : 그렇다면 회사를 그만 두는 것과 그런 선한 마음을 알게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쉬울까요?

코칭고객 : 그렇게 물으시니까 제 진심을 알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쉽겠네요.

코치 : 오늘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면 좋을까요?

코칭고객 : 제 마음이 편해지면 좋겠어요. 대표님이 알아서 잘 대해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코치 : 예. 그러시군요.

코칭고객 : 아! 지금 떠오른 것인데 대표님도 마음이 편해지기를 바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님 입장에서 원하는 것들을 먼저 헤아리고 결과나 진척사항을 자주 보고 드리면 좋아할 것 같네요. 상대 입장을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네요. 어떻게 하면 될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코치 : 말씀하시는 톤이 올라가는 걸 보니 의욕이 생기시나 봅니다.

코칭고객 : 예. 맞아요.

이 글을 공유하기

다른 게시글

수업소감 13

‘겉만 보지 말고 속을 보자’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내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선하게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교수님이 예시로

감사일기를 9년 넘게 써온 소감은?

저에게 좋으니까 사람들에게 권하게 됩니다. 제가 깨달았던 경험을 나누면서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첫째, 감사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느끼는 것이다.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초기

정체성에서 출발하는 코칭

코치들은 대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을 두고 코칭에 입문합니다. 코치로서 정체성이나 가치관이 확고할수록 자신의 역할이나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의심이 적어집니다. 왜냐하면

발생된 미래를 다루는 코칭

피터 드러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자신을 미래학자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는 오직 관찰할 뿐이라고 하며 사회생태학자로 불리길 좋아했다. 미래는 아직

커리어코칭의 기본 질문

아래 그림은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이 제목 자체는 우 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삶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