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를 통한 깨달음

미나리는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미나리는 김치를 해 먹어도 좋고 찌개에 넣어 먹어도 되고 국에 넣어 먹어도 좋다. 미나리라는 영화는 70~ 80년대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 젊은 부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민을 가지만 결코 녹녹치 않다.

영화 첫 장면에는 이칸소 의 삭막한 농장으로 장착하러 이사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 부부에게도 갈등이 있다. 아내는 도시 생활을 원하지만 남편은 꿈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기껏 병아리 똥구멍을 들여다보는 감별사로 평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자기 손으로 직접 농장을 일구어 성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 성공이 누굴 위한 것이냐고 아내는 따져 묻는다.

부부에게는 심장이 약해 늘 걱정스런 아들이 있다. 정기검진을 하러 간 날, 부부는 의사면담을 기다리다가 대화를 한다. 결혼을 약속하면서, 어려울 때 서로 힘이 되고 구해주자고 했지만 그 때까지 살아온 걸 보면 그렇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아내에게 아이들과 도시에서 살라고 하면서 자신은 농장에서 지내겠노라고 하며 따로 살자고 제안한다. 아내는 서로가 어려움에서 구해줄 주체가 되질 못하고 결국 돈이 자신들을 구해주는 거냐며 또 다시 따저 묻는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날 남편은 농장 수확물 납품계약도 성사시켜 기쁘지만 이런 말씨름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손주를 돌봐줄 겸 딸의 이민 생활을 돕기 위해 아칸소로 왔다가 뜻하지 않게 반신불수가 된 친정어머니가 하필 그 날 농장에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농산물을 쌓아둔 창고에 큰 불을 낸다. 예상치 못한 역경이 닥치자 불길 속에서 수확물을 창고 밖으로 꺼내는 일에 아내도 목숨을 걸며 혼신의 힘을 다한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불길에서 꺼낸다. 결국 서로를 구해준 것은 돈이 아니라 역경이자 시련이었다. 아마 감독을 그걸 깨달으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시련이야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진정한 삶의 버팀목이라는 설명은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은 너무 조용하다. 그나마 알량하던 것들을 모두 잿더미로 만든 장모님이나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아들을 데리고 개울가로 간 애 아빠는 미나리밭을 바라보며 아들에게 미나리는 돌봐주지도 않아도 제가 알아서 잘 큰다며 말해준다. 남편은 미나리를 수확하며 아이 외할머니가 미나리밭 터를 잘 잡았다며 혼잣말을 한다.

성찰질문

1) 당신에게 미나리는 어떤 은유로 다가오나?

2) 당신의 어떤 모습을 보면 미나리 같다고 말 할 수 있나?

3) 주변에 미나리 같이 자기 스스로 잘 헤쳐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그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이 글을 공유하기

다른 게시글

살면서 잘 한 일을 꼽는다면?

감사일기 쓰기가 가장 꾸준히 잘 해온 일입니다. 9년째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쓰게 된 배경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저와의 원칙을 갖고 시작했었습니다. 오늘의 감사일기

수업소감 43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마음을 여는 말하기들의 예시들의 주체가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여서 그런지 저도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수업 중 ‘설득은 논리보다 감정이

직관의 힘을 믿는 코치

처음 코칭을 배울 때 실습과정에서 실수할 까봐 주저하던 모습을 보고 당시 고참 코치들은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 라는 말을 여러 번 해주었습니다. ‘상황에 맞는 질문을 할

순임금의 지혜탐구 방법과 코칭

코칭고객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답을 제공하는 컨설팅과 달리 코칭은 코치의 질문에 의해 코칭고객 스스로 최적의 답을 찾아내어 실천하도록 돕는 지혜를 다루는 대화과정입니다. 학문이라는 뜻은 원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도록 돕는 코칭

우리가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에 빠지는 이유는 대체로 지각에 의존할 때 그렇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줄 착각하면 그렇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런 사람이 아니다는 믿음이 앞서 있으면,

『오정근의 커리어 코칭』 책 속으로

■ 책 속으로 가끔 주변에서 인생의 전성기가 ‘지금’ 아니냐고 묻는다. 나는 그렇다고 인정한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고, 모든 것이 우연이었다. ‘사람은 연결을 통해 성장한다.’라는 말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