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과 철학

집기양단으로 코칭주제 전환(2)

이상은 양단(양쪽 끝)을 잡아서 이야기한 사례입니다. 수업 중 대놓고 조는 학생을 형편없는 학생으로 보는 것은 왜곡된 시각일 수 있습니다. 대놓고 졸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나 중심 생각입니다. 질문해보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집기양단을 생각하면서 나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만일 부정적 시각의 한쪽 극단으로 몰고 간다면 몰고 가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이 사례는 머리 속에 집기양단이란 단어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했던 경우입니다. 앞의 은악이양선 사례에서도 ‘공부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 역시 양단을 붙잡고 물었던 사례였습니다. ​ 공자도 집기양단했다고 논어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길 “내가 아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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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피할 수 없는 매력

코치들끼리 친해지면 어떻게 해서 코칭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지 진솔하게 얘기를 나눈다. 강의를 하다가 코칭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전혀 색다른 동기로 입문하기도 한다. 예컨대 코칭을 배운 사람에게 낚여서 우연한 기회에 코칭 실습 파트너로 응하다가 코칭의 매력에 빠져 코칭 교육까지 받게 되었노라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코칭교육 이후에는 코칭의 유효성에 반하여 전문 코치로 성장하고 싶은 생각에 전문인증자격까지 따게 되었다고들 한다. ​ ​ 흔히 망치로 효과를 본 사람은 망치가 만능도구로 인식이 되어 뭔가 눈에 거슬리면 망치로 두드려 해결하려 들듯이 코칭을 배우고 나면 코칭이 최상의 해법인양 착각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코칭을 배우고 나면 누군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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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기양단과 코칭 주제 전환 (1)

3) 집기양단 (순임금의 지혜 중 세번째) 순임금은 집기양단(執其兩端)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다 취한다는 말입니다. 양단(兩端)이라 함은 한쪽 끝을 잡으면 반대편 쪽 끝을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모순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목에 차는 고무 밴드의 어느 한 지점을 자르면 그 지점이 양쪽 끝(단, 端)으로 크게 벌어지듯이, 양단이라는 끝 지점은 원래 붙어있던 같은 위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단이라는 것도 원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일상 문제를 지혜롭게 다루기 위해서는 싫다고 하여 마냥 피해갈 수만은 없습니다. 싫고 어려운 일도 때로 나를 성장하게 돕기 때문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표현처럼 『논어』의 위난능(爲難能)이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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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과 은악이양선

2) 은악이양선 순임금은 은악이양선(隱惡而揚善)하는 사람입니다. 나쁜 것은 감추고 선한 것을 드러내는 분입니다. 예컨대 빅토르 위고의 명저인 『레비제라블』에서 성당의 물건을 훔쳐간 장 발장이 경찰에 의해 주교신부 앞으로 끌려왔을 때 그의 도둑질(악)은 감추어주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는 믿음을 지닌 채 “왜 은촛대는 가지고 가지 않았냐?”며 되려 선하게 대해주는 모습이 바로 은악이양선입니다. 선을 드러나게 했을 때 장 발장은 긴 어둠의 터널 속에서 나와 선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굳게 다짐하고 실천합니다. 누군가 화를 내면서 큰 소리를 낸다면 그 사람의 화를 보는 게 아니라 화를 내는 본심에 담긴 선한 의도, 예컨대 일의 결과를 제대로 잘 이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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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호찰과 공감적 경청

​ 『논어』의 가장 마지막 구절이 부지언(不知言)으로 끝을 맺는데,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말(言)을 알아야 그 사람에 대해 바로 알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여기서 지언(知言)이란 말을 잘 알아듣는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이 ‘말을 안다’는 뜻인 지언(知言)이라는 단어는 『맹자』책에도 나옵니다. 맹자 스스로 자신의 강점 2개 중 하나가 바로 지언이라고 손꼽습니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감히 묻겠습니다만 선생은 어느 점에 뛰어나십니까?” 하고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기를, “지언知言, 내가 말에 대해 좀 알지요”라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조리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잘 알아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인관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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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의 지혜탐구 방법과 코칭

코칭고객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답을 제공하는 컨설팅과 달리 코칭은 코치의 질문에 의해 코칭고객 스스로 최적의 답을 찾아내어 실천하도록 돕는 지혜를 다루는 대화과정입니다. 학문이라는 뜻은 원래 배우고(학-學) 묻는다(문-問)는 의미입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을 철학이라고 하며 동서양 고전으로 대표적 시조로 공자(BC 551~479)와 소크라테스(BC 469~399)를 꼽습니다. 두 사상가가 출현한 시기를 보면 동서양의 철학의 출발점은 거의 비슷합니다. 지역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동시대에 지혜를 탐구하는 방법으로 동서양에서 공통으로 사용된 것이 질문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직접 상대방에게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후에 산파술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공자나 맹자인 경우에는 이와 달리 제자나 왕이 궁금한 것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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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를 활용한 인식전환 코칭

코칭은 바로 자각과 자기성찰을 돕는 과정입니다. 그 결과 고객이 자기인식의 전환을 맛보게 되면 내심 변화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됩니다. 코칭과정에서 고객이 이런 전환을 느껴야 스스로 코칭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인식전환이 그만큼 중요하기에 어떻게 하면 인식전환을 잘 도울까 고민하다가 찾아낸 것이 단서를 활용한 코칭이었습니다. 단서는 이른바 실마리입니다. 실마리는 고객이 하는 말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고객이 무언가 싫다고 말하면 그것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로 묻는다거나, 자신감이 없다고 말하면 자신의 강점과 성취의 경험을 찾아주는 식입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중용(中庸」이란 고전을 읽으며 크게 지혜롭다는 순임금이 사용하던 방식을 알고 나서였습니다. 순임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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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다움과 코칭다움

나는 코치다운가? 이런 질문을 해보며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나는 코치라는 모자를 썼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을 때입니다. 코칭을 하러 기업에 가면 사람들이 제게 코치라는 명칭보다 교수로 부르는 편입니다. 소속 구성원이나 자기 비서들도 저를 그렇게 부르는 걸 보면 ‘리더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코칭 받는다는 것을 제 3자가 아는 것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러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코치라는 직업이 신뢰받고 존경 받을만한 위치로 자리매김되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려면 코칭에서 무엇이 좀더 달라져야 할까? 하며 저를 들여다봅니다. ​ 코칭고객이 자신이 변화된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최근에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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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에서 존재와 존재감

제가 존경하는 코치선배님의 특강을 들으며 코치다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바를 적어봅니다. 그 분은 “코치로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자기 물음에 「청소부 밥」에 나오는 문구를 소개합니다. “쏜 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영원히 잡아두는 방법은 내가 깨달은 지혜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밖에 없다” 고 하며, 살면서 세상에서 받은 것이 너무 많았다고 회상합니다. 그래서 세상에 무언가 남기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합니다. 이미 그렇게 충분히 살아오신 분이어서 공감이 갔습니다. 아울러 저 유명한 노래가사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를 통해 코치의 미션 – 고객의 손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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