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과 철학

살리는 말, 살아나게 하는 말

[한국강사신문 오정근 칼럼니스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집안에 돈이 쪼달리자 아내가 밀린 외상값을 받아오라고 남편을 채근한다. 구두를 만들며 생계를 꾸려가는 제화공인 남편은 몇 집을 돌아다니며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외상값을 줄 수 있냐고 청한다. 다들 살기가 녹녹지 않다는 건 그도 잘 안다. ‘다음에 꼭 주겠다’는 대답에 모진 소리를 못하는 남자는 헛웃음을 삼키며 발길을 옮긴다. 다행이 한 집에서 외상값의 일부라도 주겠다고 하자 그나마 반갑다. 남자는 시린 마음도 달래고 추위를 달래려 술집에 들러 술 한잔으로 목을 적신다. 집으로 향하던 길에 교회 앞 계단에 살색이 하얀 어떤 남자가 외투도 없이 헐벗은 모습으로 앉아서 몸을 움크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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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필 찰(察)과 코칭

찰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관찰, 성찰, 통찰입니다. 아시다시피 찰(察)은 살핀다는 말입니다. ​ 살피기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엄마가 어린 아이 살피기를 잘하듯이 코칭 장면에서 저도 그래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고 연습이 더 필요합니다. ​ 관찰은 보면서 살피는 것이고 성찰은 돌아보면서 살피는 것이요 통찰은 꿰뚫어보면서 살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ICF에서는 2번째 역량 “2. 코칭마인트 셋을 구현한다”에서 마인드셋에 대한 정의 가운데 “호기심이 많으며”라는 표현과 함께 구현하는 핵심요소로 “성찰 훈련을 개발한다(Develop reflective practice) 고 했습니다. 살피기를 잘 해낸 사람의 모델이 있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 바로 순임금입니다. 순임금은 묻기를 즐겨했습니다. 호기심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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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가 잘 드러나도록 돕는 코칭

아마 격물치지라는 말과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학」 책에는 ‘격물 치지’ 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는 단어 사이에 ‘성의’와 ‘정심’이란 단어가 위치합니다. 이 8가지를 합하여 8조목이라 합니다. 8가지 조목 가운데 격물부터 수신까지가 셀프리더십에 해당하는데 성의(誠意) 라는 것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대학」 책에서 성의란 예쁜 사람을 좋아하고, 악취를 싫어하듯이 ‘자기 감정을 속이지 않는 것(무자기 無自欺))’이라 정의합니다. 누군가 성의 없이 대답한다면 자기 감정을 속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발표를 하고 나서 “나 괜찮었어?” 하고 친구에게 물었을 때 친구가 “응, 잘했어!”라고 표정 변화없이 짧게 대답하면 왠지 그 대답이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건성처럼 느껴집니다. 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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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림과 직관을 활용하는 코칭

우리가 앎을 챙기는 방식 가운데 가장 고차원적인 것이 직관입니다. 코칭을 할 때 특히 자신의 직관을 믿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직관은 추리적 사고 과정을 뛰어 넘습니다. 그런 직관이 옳은지 그른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직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알아차리게 해줍니다. 스피노자는 직관지(知)를 통해 신에 대한 인식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 (amor dei intellectualis)이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며 덕(德)이다.”고 말합니다. 내 안에 신이 있고, 내 몸이 신전이며, 우리 각자는 신적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남이 나를 비난하면 기분 나쁜 것은 당연하며 또한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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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알아주는 동기부여 코칭

코칭이나 티칭이나 리더십이나 공통적인 것은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사람의 기운을 살아나게 하는 것을 흔히 동기부여라고 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마음을 한자로 생물지심(生物之心)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인(仁) 즉 사랑이란 만물을 살아나게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살아나게 하는 것을 자기동기부여(Self motivation)라고 합니다. 리더입장에서는 구성원 스스로 동기가 충만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리더십의 정수가 아닐까 합니다. 논어에 본립도생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본(本)이 서야 길이 난다, 다시 말해 본(존재, Being)이 확실해지면 도(道, 좋은 감정이나 기운, 길)이 생긴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동기부여는 존재(정체성, 가치관, 신념, 욕구 등)를 알아주는 데서 시작한다고 하겠습니다. 나이가 많은 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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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도 읽기로 인식을 전환하는 코칭

「대학」 책에는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라는 말이 나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중 평천하라는 말 뜻을 풀이한 내용을 보면 윗사람 모시면서 불편했던 것으로 아랫사람에게 대하지 말고, 아랫사람이 불편하게 했던 것으로 윗사람을 모시지 말라는 말입니다. 상하관계도 그렇지만 수평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싫었던 바를 아니까 남이 싫어 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순리이자 지혜입니다. 이것을 논어에서는 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하여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일)을 남(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는 뜻입니다. – 상사가 자신을 인정칭찬해주기를 바라면서 자기는 후배들에게 인정칭찬에 인색하지는 않는지, – 후배들이 자기에게 친근하게 다가와서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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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인식-행동을 다루는 코칭

문제가 생기면 외부환경이나 남 탓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비하 혹은 자책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둘 다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가장 좋은 모습은 그런 상황에서 하나라도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입니다. 실책이 아니라 경험과 교훈이라는 자산이 하나 더 늘었다는 생각으로 위안이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포용력을 발휘하기 쉽습니다. 맹자 책에 보면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 反求諸)라는 말이 나옵니다. “무언가 행함이 있는데 얻는 것이 없다면 돌이켜 자기를 돌아보라”는 뜻입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리더십과 관련하여 좋은 말이 거푸 나옵니다. 치인불치 반기지(治人不治 反其智)인데 “이끌어도 잘 따라오지 않으면 돌이켜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는 뜻입니다. 남 탓하기 보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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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끝그림을 먼저 챙기는 코칭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습니다. 차를 운전할 때에도 목적지를 먼저 정하고 풀발합니다. 차를 운전하면서 뒤를 보고 운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인관계에서도 함께 좋은 관계유지가 목표라면 앞을 봐야 합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겁니다. 잘잘못을 따지면 상처가 생기기 쉽습니다. 무언가 불편한 일이 벌어진다면 사유종시(事有終始) 라는 말을 새기면 좋습니다.. 「대학」 책에 나오는 말로써 밀 그대로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시작과 끝이 있다고 하질 않고 끝과 시작이 있다는 말입니다. 선후를 아는 것이 올바른 도(道)라고 했으니 종(終), 즉 끝그림을 먼저 그려보는 것이 순리에 맞다는 말입니다. 집을 지을 때에도 조감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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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본성에 초점을 두는 코칭

「대학」 책에 보면 본本과 말末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본(本)은 존재(being)에 해당합니다. 코칭은 존재와 사고방식에 집중합니다. 이것은 철학이 존재론과 인식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과 유사합니다. 코칭에는 [삼중고리헉습 triple loop learning ]이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이것은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존재방식-사고방식-행동방식의 사이클에서 어디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일깨워줍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피드백을 할 때 행동을 문제삼고 변화를 도모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행동을 문제 삼으면 상대의 행동은 문제행동이 되고, 그 사람은 문제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고 대처하게 됩니다. 우리가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행동이지만 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행동은 말 그대로 말단(末端)에 해당합니다. 존재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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