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기양단으로 코칭주제 전환(2)

이상은 양단(양쪽 끝)을 잡아서 이야기한 사례입니다. 수업 중 대놓고 조는 학생을 형편없는 학생으로 보는 것은 왜곡된 시각일 수 있습니다. 대놓고 졸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나 중심 생각입니다. 질문해보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집기양단을 생각하면서 나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만일 부정적 시각의 한쪽 극단으로 몰고 간다면 몰고 가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이 사례는 머리 속에 집기양단이란 단어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했던 경우입니다. 앞의 은악이양선 사례에서도 ‘공부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 역시 양단을 붙잡고 물었던 사례였습니다.

공자도 집기양단했다고 논어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길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누군가 내게 물어 오더라도 나도 잘 몰라서 멍 때릴 것입니다. 나는 이것인가 저것인가 양쪽 끝을 두들겨 보고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사례> 집기양단을 접목하여 주제를 확장한 사례

코칭고객 :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할 타임인데 시도하려니 겁이 나네요

코치: 겁이 난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사업을 구상하는 의도는 무언가요?

코칭고객 : 지금 사업은 정체되어 돌파구가 필요해서 신규사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코치: 그럼에도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언가요?

코칭고객 : 성장은 정체되어 있지만 하던 사업이라 스트레스 덜 받고 좀 안주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서요.

코치: 이대로 가면 어떨까요?

코칭고객 : 마진이 갈수록 적어져서 생존에 대한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코치: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대한 선한 의도는 정체된 사업의 돌파구 마련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맞나요?

코칭고객 : 예.

코치: 기존사업을 그대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선한 의도는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가 맞게 들었나요?

코칭고객 : 예.

코치: 선택지를 넓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예컨대 신규사업을 하면서도 심리적 안정을 찾기, 다른 하나는 기존사업을 그대로 운영하면서도 경제적 안정을 찾기. 두 가지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싶으세요?

코칭고객 : 신규사업을 하면서도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오네요.

고객이 진정 원하는 방향에 맞추어 코칭을 전개하여 잘 마친 기억이 납니다. 돈도 벌면서 구성원이 행복을 느끼는 직장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도 집기양단에 해당합니다. ‘그런 게 가능이나 하겠어?’하고 물으면 불가능한 답이 나오겠지만, 질문이 훌륭하면 훌륭한 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중용』에서 언급한 호문호찰, 은악이양선, 집기양단은 모두 생각의 틀을 바꾸는 방법이자 지혜를 얻는 방법입니다.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의심에서 벗어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간의 존재를 바라보는 인간관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인간의 존재를 온전 혹은 완전하게 바라보는 코칭철학과 부합되기에 순임금의 지혜를 얻는 방법은 코칭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합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다른 게시글

성의가 잘 드러나도록 돕는 코칭

아마 격물치지라는 말과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학」 책에는 ‘격물 치지’ 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는 단어 사이에 ‘성의’와 ‘정심’이란 단어가 위치합니다. 이 8가지를 합하여

수업소감 32

자신있게 말하기 첫 수업시간에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what why how의 논리구조에 다시 한번 복기할 수 있었고, 메타인지의 중요성 또한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한 말에

발생된 미래를 다루는 코칭

피터 드러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자신을 미래학자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는 오직 관찰할 뿐이라고 하며 사회생태학자로 불리길 좋아했다. 미래는 아직

코칭, 피할 수 없는 매력

코치들끼리 친해지면 어떻게 해서 코칭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지 진솔하게 얘기를 나눈다. 강의를 하다가 코칭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전혀 색다른 동기로 입문하기도 한다. 예컨대 코칭을 배운

수업소감 21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공감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특히나 요즘 사회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만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살리는 말, 살아나게 하는 말

[한국강사신문 오정근 칼럼니스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집안에 돈이 쪼달리자 아내가 밀린 외상값을 받아오라고 남편을 채근한다. 구두를 만들며 생계를 꾸려가는 제화공인 남편은 몇 집을 돌아다니며 아쉬운 표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