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1, 2021

서편제의 한과 천년학의 비상 -오정근코치

이청준님의 ‘남도사랑’ 소설 책에는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유명한 ‘서편제’와 ‘선학동 나그네’가 담겨 있다. 책은 ‘서편제’에서 시작하여 ‘소리의 빛’을 거쳐 ‘선학동’으로 이어진다. 세 개의 단편작품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엮인 3부작 연작소설형식이다. 사건이 꼬리를 물고 전개되지만 단편마다 화자가 바뀌면서 사건전개의 시각이 달라 읽는 맛이 아주 색다르다. 남도의 구성진 가락에는 한이 스며있다. 소리를 하려면 주인공의 한(恨) 과 소리하는 사람의 한(恨)이 만나야 한다. 나는 를 영화로 먼저 만났었다. 한에 절은 곡절이 ‘서편제’의 감성도구라면, 아비가 제 딸의 눈에 청명수를 일부러 넣어 눈을 멀게 했다는 얘기는 중심기둥이다. 그 대목에선 숨이 멎고 눈물마저 고인다. 하지만 딸 송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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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독서코칭 -오정근코치

​ 세종 초기에 당시 어전회의 분위기는 오늘날 많은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았나 보다. 세종은 신하들이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속마음 알기도 어려웠고, 누군가 의견을 개진하면 ‘그 말이 옳사옵니다’, 하는 식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기 일쑤이고 소신껏 말하기 보다는 눈치를 보는 일이 많았다. 세종은 참여적인 분위기로 심도있게 토론하여 국정을 이끌어가고자 했으나 회의는 그렇지 못했다. 세종은 이런 분위기를 개선하여 토론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것이 바로 경연회의였다. 왕과 신하들이 한자리 모여 고전을 읽으면서 함께 나랏 일을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회의에서 고전을 읽도록 한 이유는 책을 소재로 말문을 열기가 비교적 편했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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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를 통한 깨달음

미나리는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미나리는 김치를 해 먹어도 좋고 찌개에 넣어 먹어도 되고 국에 넣어 먹어도 좋다. 미나리라는 영화는 70~ 80년대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 젊은 부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민을 가지만 결코 녹녹치 않다. 영화 첫 장면에는 이칸소 의 삭막한 농장으로 장착하러 이사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 부부에게도 갈등이 있다. 아내는 도시 생활을 원하지만 남편은 꿈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기껏 병아리 똥구멍을 들여다보는 감별사로 평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자기 손으로 직접 농장을 일구어 성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 성공이 누굴 위한 것이냐고 아내는 따져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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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를 9년째 써온 소감(4)

네 번째로 새롭게 깨달은 것은 미리하는 감사도 감사를 부른다는 것이다. 안 좋은 일이 예상될 때였습니다. 아내에게 핀잔을 들을 게 뻔한 일이었습니다. 아내 눈에는 제가 부족하게 비쳐지기 때문이지요. 귀국하여 공항버스를 타고 온다고 하여 여행짐을 실을 차를 몰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버스가 예정보다 많이 늦게 오는 겁니다. 한 참을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없어 우연히 미리 감사하기를 시작했습니다. 마치 지나간 일처럼 과거형으로 감사일기를 썼는데 신기하게도 그대로 이루어지는 겁니다. 저의 이실직고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지나가는 것이 제게는 무척 예외적인 일이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 어쩌다 해보곤합니다. 저녁 늦게 귀가하면 아파트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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