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의 한과 천년학의 비상 -오정근코치
이청준님의 ‘남도사랑’ 소설 책에는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유명한 ‘서편제’와 ‘선학동 나그네’가 담겨 있다. 책은 ‘서편제’에서 시작하여 ‘소리의 빛’을 거쳐 ‘선학동’으로 이어진다. 세 개의 단편작품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엮인 3부작 연작소설형식이다. 사건이 꼬리를 물고 전개되지만 단편마다 화자가 바뀌면서 사건전개의 시각이 달라 읽는 맛이 아주 색다르다. 남도의 구성진 가락에는 한이 스며있다. 소리를 하려면 주인공의 한(恨) 과 소리하는 사람의 한(恨)이 만나야 한다. 나는 를 영화로 먼저 만났었다. 한에 절은 곡절이 ‘서편제’의 감성도구라면, 아비가 제 딸의 눈에 청명수를 일부러 넣어 눈을 멀게 했다는 얘기는 중심기둥이다. 그 대목에선 숨이 멎고 눈물마저 고인다. 하지만 딸 송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