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가장 마지막 구절이 부지언(不知言)으로 끝을 맺는데,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말(言)을 알아야 그 사람에 대해 바로 알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여기서 지언(知言)이란 말을 잘 알아듣는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이 ‘말을 안다’는 뜻인 지언(知言)이라는 단어는 『맹자』책에도 나옵니다. 맹자 스스로 자신의 강점 2개 중 하나가 바로 지언이라고 손꼽습니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감히 묻겠습니다만 선생은 어느 점에 뛰어나십니까?” 하고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기를, “지언知言, 내가 말에 대해 좀 알지요”라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조리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잘 알아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인관계나 리더십이 모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며, 사람에 대해 바로 알기 위해서는 상대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므로 묻기와 더불어 듣는 것의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묻기를 잘한다는 것은 잘 듣기 위함입니다. 묻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과 만나기 위한 행위입니다. 코칭에서 코치는 고객에게 거울역할을 하는 것이며, 그런 것 가운데 하나가 공감입니다.

자공이 “종신토록 행할 것을 단 한마디로 말할 수 있습니까?”고 물으니 공자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서(恕)다.”고 답합니다. 서(恕) 글자는 같을 여(如)에 마음 심(心)을 보탠 글자생김이니 마음을 같도록 하는 것, 즉 공감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평생토록 실천할 것 중 으뜸이 마음을 같이하는 것을 보면 공감이란 말이 2,500년 이전부터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 왔는지를 새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이라고 말할 때 말은 속말의 감정(情)에 있는 것이지 겉말에 있다고 보면 수박 겉핥기요, 말 꼬리에 말이 물려버리고 맙니다.

이른바 공감적 경청이 비지시적 상담기법을 통해 미국에서 소개되고 확산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를 창안한 칼 로저스가 일본, 한국, 중국을 거쳐 여행하면서 관찰하고 얻어낸 지혜라고 말한 바가 있으니 동양에서는 일상 대화법에 깊숙이 스며 있었던가 봅니다. 외국에서 소개되어 수입이 되긴 했지만 공감적 경청이나 코칭적 대화법이 우리에게 맞지 않을 리 없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입니다.

<단계별 경청 사례>

고객 : 같은 말을 해도 소용없고,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부모로서 아이들 교육하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드네요.

코치 : 아이들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느끼시나 보네요. (공감적 경청=기분듣기)

코칭고객 : 맞아요. 갈수록 더 힘드네요

코치 : 아이들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겠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어 실망스럽고 때론 안타깝고 속상하시겠어요. 그런 자신이 엄마 역할을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 자책감도 느끼시나 봅니다. (공감적 경청=기분듣기)

코칭고객 : 예. 맞아요. 제 심정을 너무 잘 헤아려 주시네요.

코치 : 이렇게 말씀을 꺼내신 걸 보면 제가 보기에, 어떻게든 아이를 반듯하게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게 느껴지네요.(의도듣기)

코칭고객 : 그렇죠. 저도 제 자식을 잘 키웠다는 소리도 듣고 싶어요.

코치 :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네요.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해서라도 아이를 올곧게 키워

책임을 다 하고 싶은 엄마의 모습이 느껴집니다.(존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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