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마냥 인정해주는 코칭

개과천선(改過遷善)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잘못을 고쳐서 선해진다’는 뜻입니다. 제가 고전을 공부하다가 깜짝 놀랐던 것 가운데 하나가 이 부분입니다. 바로 개과천선이 아니라 천선개과(遷善改過)라고 나와 있는 겁니다. 선함으로 옮겨가 스스로 잘못을 고친다는 말입니다.

제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려 보시죠. 그 사람은 원래 선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잘못을 고쳐야 선한 사람이 되는 걸까요?

이번에는 자기자신을 떠올려보시죠. 자기는 원래 선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잘못을 고쳐야 선한 사람이 되는 걸까요?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다고 가정하는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이 좋은 모습으로 변해가기가 쉬울까요?

<사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정 칭찬을 곁들인 피드백 코칭

코치 : 어떤 리더이고 싶으신 건가요?

코칭고객 : 구성원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도와주는 리더이면 좋겠습니다.

코치 : 왠지 따듯하게 느껴지네요. 좋은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시면 뭐가 더 좋아질까요?

코칭고객 : 아무래도 믿어주는 만큼 리더를 신뢰하고 한마음으로 잘 뭉칠 것 같습니다.

코치 : 그렇게 되길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해결하시고 싶은 이슈가 있으실까요?

코칭고객 : 구성원 한 명 때문에 아주 답답합니다.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거든요.

코치 : 답답하시군요. 모든 일에 성실하지 않은 건가요

코칭고객 : 그렇지는 않지요

코치 : 그렇다면 성실하지 않을 때가 있었던 거군요

코칭고객 : 맞아요. 아! 그런 관점으로 봐야 하는데 제가 깜빡 했네요.

코치 : 금방 알아차리시네요. 표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코칭고객 : 지난 주에 그 친구에게 일을 시키고 다음 날 아침에 보고서가 다 되었냐고 물었더니 “제가 어떻게 벌써 이걸 다 해냅니까?” 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을 하니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약속시간을 못 지킬 것이면 미리 말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일도 다 끝내지 않고 퇴근하고는 다음 날 나는 할만큼 했다는 식으로 미안해 하는 기색도 없으니 책임감도 전혀 없는 것이지요.

코치 : 아까 구성원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통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런 상황이 다시 반복된다면 어떻게 피드백을 하시겠습니까?

코칭고객 : “다시는 그러지마라”, 하면서 좋게 말하겠어요.

코치 : 그렇겠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발전이네요. 정말 원하는 것은 그 직원의 행동이 책임감 있게 변화되는 것 아닐까요?

코칭고객 : 맞습니다. 그럼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코치 : 지금 팀장님 의도는 기분 좋게 말해주어 미안해 하거나 다음부터는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갖도록 하려는 것 아닌가요?

코칭고객 : 맞습니다. 그러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그걸 모르겠네요.

코치 : 그러시군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그럼 한가지 여쭤볼게요. 만일 팀장님이 실수했을 때 잘못한 행동을 지적하기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한 점을 칭찬해준다면 어떨까요?

코칭고객 : 그러면 정말 송구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것 같네요.

코치 : 자, 아까 말씀하신 일도 마치지 않고 퇴근하고 다음날 딴소리하는 상황으로 돌아가 볼게요. 그 상황에서 그 직원을 인정하거나 칭찬할 부분을 찾아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코칭고객 : (잠시 침묵) 암만 생각해도 없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칭찬이 가능한가요?

코치 : 만일 제가 본부장님이라고 가정해보고, 같은 상황에서 제가 팀장님에게 이렇게 말해볼게요. “김팀장이 무능해서 늦었겠어? 그럴 사람이 아니잖아?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코칭고객 : (끄덕이며) 좋으네요.

코치 : 김팀장이 성의가 없는 사람이 아니잖아? 불가피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코칭고객 : 그런 말을 들으면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코치 : 그런데 내가 김팀장에게 한가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 괜찮을까?

코칭고객 : 예, 말씀하시죠.

코치 : 분명 여기까지 해내느라 고생했을 텐데 열심히 일한 모습은 안보이고, 약속한 시간에 늦은 것만 보이니, 그동안 애쓴 것에 대해 사람들이 알아주지는 않고 김팀장이 불성실하다거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속상하겠어? 나도 안타까운 마음이거든…

코칭고객 : (크게 끄덕이며) 그렇네요. 그렇게 말해주시니까 눈물이 핑 돌 것 같네요. 예전에 크게 속상했던 일이 생각나고요. 만일 그 당시 지금처럼 그런 말을 들었다면 목숨 바쳐 일했을 것 같네요.

코치 :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드시나요?

코칭고객 : 지금 신세대들은 예전과 다르기는 하겠지만, 공감은 할 것 같고요, 자기가 이해 받았다는 느낌이 들겠네요. 아! 이런 것이 상대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해주는 거네요. 감사합니다. 잘 배웠습니다. 저도 이제 날개를 달 것 같습니다. 코치님! 그런데요…제게 지금처럼 말하는 방법에 대해 핵심만 추려서 다시 알려주면 리마인드가 잘 될 것 같은데 부탁드려도 괜찮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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