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끼리 친해지면 어떻게 해서 코칭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지 진솔하게 얘기를 나눈다. 강의를 하다가 코칭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전혀 색다른 동기로 입문하기도 한다. 예컨대 코칭을 배운 사람에게 낚여서 우연한 기회에 코칭 실습 파트너로 응하다가 코칭의 매력에 빠져 코칭 교육까지 받게 되었노라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코칭교육 이후에는 코칭의 유효성에 반하여 전문 코치로 성장하고 싶은 생각에 전문인증자격까지 따게 되었다고들 한다.

흔히 망치로 효과를 본 사람은 망치가 만능도구로 인식이 되어 뭔가 눈에 거슬리면 망치로 두드려 해결하려 들듯이 코칭을 배우고 나면 코칭이 최상의 해법인양 착각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코칭을 배우고 나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의욕이 앞서게 되는 점만은 확실하다. 최근 한 주에 하루씩 3주 과정의 코칭교육장에서 이런 사례를 관찰했다. 코칭교육 3주차이던 A 교사는 자신의 실패경험을 보고했다.

동료교사를 돕겠다는 의욕이 앞서 코칭을 자청했는데 문제는 단 둘이 아닌 상황이었다. 코치의 의도와는 달리 옆에 동석 중이던 제 3자가 중간에 자꾸 끼어들면서 코칭이 원활하게 전개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따로 만나 코칭을 하기로 약속해 놓은 상태인데, 코칭을 받는 동료교사가 학생 탓만 하면서 자신이 변화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을 털어 놓았다. 풀 죽은 목소리였다. 강사는 A 코치의 고민을 그룹코칭 주제로 삼았다.

코칭과제의 핵심은 “학생 때문에 교사로 행복하지 못하다며 남 탓만 하는 교사의 인식을 전환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로 정했다. 참가자들은 우선 자신감을 갖고 코칭을 시도해보았다는 점 자체를 높이 평가해주었다. 동료교사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동료애와 교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있는 점도 충분히 인정을 해주었다. 겸연쩍어 하는 A교사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코칭이 잘 이루어진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어떠세요?”

“그 상황에서 그 친구의 표정은 어떨 것 같나요?”

” 그 친구는 선생님에게 어떤 말을 할까요?”

” 그 말을 들으면 선생님의 기분은 어떨까요?”

위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하는 A교사의 목소리 톤은 점점 높아졌다. 자신감을 회복한 증거였다.

“새롭게 시도해본다면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보면 좋을까요?”

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도 충분히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답을 시원스레 했다.

그룹코칭 프로세스를 마치며 A교사는

“다시 코칭을 시도하면 더 잘 살 수 있겠고, 만일 코칭을 통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직 시작단계고 이런 경험에서 배우는 게 많기 때문에 결코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며 어느 덧 도통(道通)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과정을 관찰하며 ‘사람을 변하도록 돕는 걸 배우는 것’이 진정 코칭의 매력이란 걸 다시 느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다른 게시글

집기양단과 코칭 주제 전환 (1)

3) 집기양단 (순임금의 지혜 중 세번째) 순임금은 집기양단(執其兩端)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다 취한다는 말입니다. 양단(兩端)이라 함은 한쪽 끝을 잡으면 반대편 쪽 끝을

『오정근의 커리어 코칭』 출판사 리뷰

■ 출판사 리뷰 저자의 커리어 코칭 강의 이론, 실제 커리어 코칭 경험으로 집대성한, 커리어 코칭 바이블! 코칭이 대세다. 코칭은 티칭, 컨설팅, 멘토링과 다르다. 코치는 참가자와

지금 이 순간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겠으나, 지금 이 순간 혼자 있다 보니 나다움으로 머무는 것이 가장 소중합니다. 나다움을 유지한다는 것은 내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내 상태를

자신을 나타내는 키워드 3개는?

나의 강점은? 3가지 이상 써볼까요? ​ 1) 통찰 – 단순화하거나 꿰뚫어 보려합니다. 관점전환도 잘하여 예컨대 학생들이 자신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살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죽을 뻔 했네” “오래 사세요” 하는 말은 내가 사는 세상이 좋은 세상임을 증명하는 것이고, 우리는 억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선택지 중 가장 나은 것을

코칭과 은악이양선

2) 은악이양선 순임금은 은악이양선(隱惡而揚善)하는 사람입니다. 나쁜 것은 감추고 선한 것을 드러내는 분입니다. 예컨대 빅토르 위고의 명저인 『레비제라블』에서 성당의 물건을 훔쳐간 장 발장이 경찰에 의해 주교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