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기양단과 코칭 주제 전환 (1)

3) 집기양단 (순임금의 지혜 중 세번째)

순임금은 집기양단(執其兩端)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다 취한다는 말입니다. 양단(兩端)이라 함은 한쪽 끝을 잡으면 반대편 쪽 끝을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모순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목에 차는 고무 밴드의 어느 한 지점을 자르면 그 지점이 양쪽 끝(단, 端)으로 크게 벌어지듯이, 양단이라는 끝 지점은 원래 붙어있던 같은 위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단이라는 것도 원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일상 문제를 지혜롭게 다루기 위해서는 싫다고 하여 마냥 피해갈 수만은 없습니다. 싫고 어려운 일도 때로 나를 성장하게 돕기 때문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표현처럼 『논어』의 위난능(爲難能)이란 말을 ‘어려운 일을 해내니까 능해진다’는 말로 풀어도 좋습니다. 양단의 의미를 존재를 이해하는데 적용하면 코칭의 핵심이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고집스런 사람을 유연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 있다거나, 소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강점에는 강점으로 인한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약점이라고 보는 것도 반대편에서는 강점이 됩니다. 집중을 못한다는 것은 호기심이 많은 것이요, 활동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사려가 깊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표현력이 강한 사람이 내성적인 사람을 볼 때 답답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이럴 때 만일 집기양단을 한다면 상대방이 오히려 생각이 많은 사람이어서 자기와 보완관계에 있는 사람이고 시너지가 더 잘 낼 수 있겠다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약점도 강점이요, 미운 정도 사랑의 정이란 걸 알고 양단을 모두 취하면 좋겠습니다. 사랑하고 싶은데 그 사랑이 제 역할을 못하니 미워하는 감정이 생기듯 미움이나 사랑이나 결국 사랑이란 하나의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례> 원하는 양쪽을 모두 잡는 집기양단 사례

토의를 하는 조별활동 수업 중에 조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일단 내버려두고 쉬는 시간이 되어 그 학생에게 잠깐 보자고 청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더니 “어제 밤에 공연을 마치고 피곤해서 그랬어요, 죄송합니다”,고 대답합니다. 한 주(週)전에도 몸을 못 가눌 정도로 휘청거리며 졸았기에 수업 마치고 이유를 묻자, 공연 준비 때문에 그랬었습니다는 것을 알았지만 반복하는 것에 주의를 주고 싶었습니다.

“무척 피곤하겠구나. 네가 처음 연극부 활동을 시작할 때에는 공연도 잘하고 수업도 잘 하려고 했던 것 아니니?”(집기양단)

하는 나의 질문에 “예”, 하며 미안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연극도 열심히 참여했던 것처럼 수업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른 학생들이 네가 어제 연극 때문에 피곤한 줄은 모른 채 너에 대해 성실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갖게 되면 억울하지 않겠니? 어때?”

그는 주의하겠노라고 대답을 하고는 그 후로 정신을 차렸는지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례> 은악이양선과 집기양단을 접목하여 주제를 확장한 사례

코칭고객 :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하려니 잔소리처럼 여길까봐 마음이 불편하네요.

코치 : 피드백을 하려는 좋은 이유는 무언가요?(은악이양선)

코칭고객 : 그야 성장을 돕고 싶은 것이죠. 그래야 더 큰 일을 맡길 수 있으니까요.

코치 : 그렇다면 피드백을 피하고 싶은 좋은 이유는 무언가요?(은악이양선)

코칭고객 : 피드백을 했다가 자칫 서로 감정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요.

코치 : 그렇다면 진짜 원하는 것이 어떤 건지 여쭤볼게요. 첫째는 피드백을 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을 돕고 싶나요?

혹은 피드백을 하면서도 더 좋은 관계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집기양단)

코칭고객 : 피드백하지 않고도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네요. 구성원에 따라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요, 피드백을 통해 더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도 있네요. 두 가지 다 적용해보고 싶은데요.

코치 : 예 좋습니다. 그럼 하나씩 다루어 보지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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