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존재로 인식하는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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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님, 저는 문제가 많은 사람인가 봐요?”

“무슨 말씀이세요?”

“구성원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가 나고 화 내고 나면 후회스러우면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니 감정 조절하지 못하는 내가 참 한심하네요.”

기업체에서 임원이나 팀장코칭을 하면서 가끔씩 듣게 되는 말입니다.

“그것도 상무님이 완전한 존재라는 증거 아닌가요?”

이렇게 말하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아리송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과연 어떤 존재인지 감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내가 배고픔을 느낀다면, 내가 불완전한 존재라서 배가 고픈 걸까요 아니면 존재로서 완전하기에 배 고픔을 알아차리는 걸까요? 배고파 하는 것이 불완전해 보이지만, 만일 내가 계속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는 영양실조에 걸리고 말 것입니다. 존재로서 완전하다는 말입니다. 내가 완전한 상태에 머무르고 싶기에 저절로 배고픔도 느끼는 것입니다. 배고픔을 다른 감정으로 치환해보겠습니다. 내가 화가 나고 슬프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것은 내가 불완전해서가 아니라 완전에 머무르고 싶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왜냐하면 원래 그런 존재이니까 말이죠. 우리는 언제나 최고의 상태(완전)에 머무르고 싶어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옵니다. 다시 말하면 늘 완전한 상태에 머무르고 싶어한다는 말입니다.

대학(大學) 책에는 지어지선(止於至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지극히 좋은 상태에 머문다는 뜻입니다. 큰 공부를 한 효과로서 배우는 사람이 지극히 좋은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고 합니다.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공부를 했는데 생각이 더 어두워지거나,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이상한 공부를 한 겁니다.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코칭을 마치고 나서 자신이 최고로 좋은 상태(최고선, 最高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제대로 코칭이 작동된 모습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추구하는 최고선은 행복입니다. 만일 부, 명예와 같은 것이 인생의 최고선이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살면서 평생 그런 것들을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부와 명예와 같은 것은 외부변수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아시다시피 행복이라는 장치는 다행스럽게도 우리 내부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들 합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요? 최고선인 행복이 자기 안에 있듯이, 선함이 그 사람 안에 있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바(욕망)도 역시 선하다고 봅니다. 맹자는 이를 일컬어 가욕지위선 (可欲之謂善 : 욕망할 수 있는 것을 일컬어 선이라 한다, 좋으니까 원한다)이라 했습니다. 밥 먹고 싶은 것도, 좋은 물건을 갖고 싶은 것도 다 좋아서 그런 것입니다. 내 욕망도 선하고, 타인의 욕망도 선합니다. 사람은 나쁜 것을 욕망할 리가 없습니다.

나쁜 짓이 분명 있는데 그것은 무엇이냐?고 의문이 생길 겁니다. 내 본래의 욕망이 남을 불이익하게 하거나, 해롭게 하지 않습니다. 또 나만 잘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만일 남들이 싫어하는데도 그렇게 했다면 그 순간 생각을 잘못한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양심에 찔리거나 나중에 후회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각을 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것을 좋아하며, 좋은 상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감정은 매순간 정확합니다. 존재로서 완전하지 않다면 그렇지 않을 겁니다. 남들이 볼 때 나쁜 행동이라 하더라도 자신은 그렇게 해도 좋은 줄 알고 합니다. 예컨대 화내는 것은 화내도 좋은 줄 알았던 것입니다. 코칭대화가 전개되면서 클라이언트 스스로 후회와 반성의 모드로 전환이 되는 걸 보면 우리는 역시 완전한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잘못 아는 것을 바꿔 제대로 알면 됩니다. 앎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철학이요, 그런 대화가 코칭적 대화입니다.

성찰질문)

– 누군가 나를 완전자로 인정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 그 때는 옳은 줄 알았는데 뒤늦게 생각을 바꿨던 경험으로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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