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연결을 통해 성장한다

커리어 코칭은 스토리를 발굴하고 가공하여 말이나 글로 준비하는 과정이다. 하나의 샘플로서 나의 커리어 스토리를 소개한다. 나의 커리 어를 돌아보면, 감사가 가득하다.

나는 대기업에 입사하여 인사와 노무 관련 일을 했다. 그 후 H그룹에서 교육업무와 연수원 전임교수 활동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건강에 심각 한 적신호가 켜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함이 엄습했다. 생과 사 의 갈림길에 섰다. 시한부 삶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에게 허락 된 삶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교직에 있던 아내는 내 건강을 돌 보겠다며 3년간 휴직을 선언했다. 당시에는 휴직할 수 있는 유일한 조 건이 출산밖에 없었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셋째를 출산 하며 3년의 세월을 벌고, 나를 돌보고자 했다. 나는 아내의 극진함 보살핌 속에서도 회사 생활을 지속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상을 이어가고 싶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남은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했다.

‘생애 설계’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생애 비전과 목표를 정했다. 그만큼 절실했기에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어 나갔다. 그 목표 가운데는 대학원 진학도 포함됐다. 삶이 지속할지 어떨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원이라니! 그런 마음을 먹은 것은 나중에 세 아이에게 ‘아빠는 공부를 소중히 여기던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회사 내 전임교수로 활동 중이어서 ‘전문가’로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데 일과 배움을 절실하게 이어가자, 건강이 차차 회복됐다.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나는 새로운 연결을 꿈꾸며 교육행정 책임자로 이직했다.다그 후에도 일자리를 옮겨 문화사업 책임을 맡았다. 나의 커리 어를 돌아보면 건설업, IT업, 유통업, 지식서비스업 등 분야가 다양하 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나의 자산이 될 줄은 몰랐다. 퇴직 후 가진 2 년의 이민 생활도 소중한 경험이다. 아이들 셋 유학비용을 고려하여 결정을 단행했는데, 결국 내가 속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달았다.

다시 귀국한 나는 리더십센터 사장이던 조성용 선배를 만났다. 과거 직장 선배였던 그는 ‘코칭’이라는 생경한 학문을 권했다. 그것이 제2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코칭 공부하면서 신세계가 열렸다. 새로운 인연들이 연결됐다. 국내, 국제 코칭 자격을 차례로 취득했고 전문코치로 입지도 다지게 되었다. 세컨드 커리어의 보람 있는 나날이 이어졌다.

수많은 코칭 영역 중에서도 커리어 코칭을 전문적으로 하게 된 배경은 국민대 이의용 교수님 덕분이다. 교수님 덕분에 ‘인생 설계와 진로’라 는 교양과목을 강의하면서 커리어 코칭 커리어를 시작했다.

모든 연결은 소중하다. 앞서 얘기한 ‘생애 설계’ 프로그램도 참가나 기업에서 강의한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다. 전문코치가 된 후에는 코치 들의 봉사단체인 ‘해피포럼’에 참가했다. 포럼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커리어 코칭 경험을 했는데, 이후 대학생을 위한 커리어 코칭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코치협회와 국제코치연맹 인증 프로그램인 ‘커리어 코칭’ 강의를 7년째 하고 있다. 최근에는 숭실대 교육대학원에서 ‘커리어 코칭’을 강의한다. ‘라이프 코칭’을 병행하면서 여러가지 커리어 이슈를 다룬다.경험은 계속 쌓였다. 사람뿐만 아니라 좋은 도구 와 연결된 것도 큰 행운이다. 세계적인 성향진단 도구인 버크만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버크만은 리더십과 커리어 양 분야에서 탁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수많은 버크만 경험으로 ‘버크만코리아 연구개발 원장’이라는 타이틀도 선물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10여 년간 비즈니 스 코칭 기회를 제공해준 현미숙 대표도 감사하다.

바쁜 와중에 박사과정도 시작했다. 철학을 공부하다가 ‘인문고전 속에 담긴 코칭의 원리’를 발견했다. 존재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진 데는 전헌, 조중빈 두 교수님을 만난 덕분이다. 삶에서 은혜로운 선물을 받은 셈이다. ‘존재’ 중심의 코칭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왔다. 그 결과 세 군데 대학원에서 코칭 철학을 강의하게 됐다. 바쁘고 활기 찬 삶이 이어졌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가끔 주변에서 인생의 전성기가 ‘지금’ 아니냐고 묻는다. 나는 그렇다 고 인정한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고, 모든 것이 우연이었다. ‘사람 은 연결을 통해 성장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나한테는 나 자신을 브랜딩하거나 마케팅하는 재능이 없다. 하지만 주변의 여러 사람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연결해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나는 ‘코칭’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특별히 ‘커리어 코칭’ 분야에 큰 힘을 쏟았기 때문에 이제는 이 경험을 나눌 때라고 생각한다. 기본이 될 만한 커리어 코칭 콘텐츠를 총망라했다. 커리어 코칭에 입문하는 모든 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오정근의 커리어코칭>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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